부모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고 남은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가 함께 이어받는 경우, 재산상속 협의 자리에서 그 배우자는 두 자리에 동시에 앉게 됩니다. 자기 몫을 정하는 공동상속인이면서, 아이를 대신해 서명하는 친권자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법은 이 겹친 자리를 그대로 두지 않습니다.
이 문서는 왜 부모가 아이를 대신해 협의할 수 없는지, 아이가 여럿이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특별대리인은 어디에 어떻게 청구하는지, 그리고 이 절차를 빠뜨리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를 정리합니다.
부모가 대신 서명할 수 없는 이유
민법 제921조 제1항은 법정대리인인 친권자와 그 자녀 사이에 이해가 서로 부딪치는 행위를 할 때 친권자가 법원에 자녀의 특별대리인 선임을 청구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재산을 나누는 협의에서는 어머니가 한 평을 더 가지면 아이 몫이 한 평 줄어드는 구조이므로, 두 사람의 이해가 맞서는 대표적인 장면입니다.
대법원은 여기서 말하는 이해상반행위를 행위의 객관적 성질상 이해의 대립이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로 보고, 친권자의 의도나 실제로 아이에게 불리한 결과가 생겼는지는 묻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공동상속재산 분할협의는 그 성질상 상속인끼리 이해가 대립할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1993. 4. 13. 선고 92다54524 판결). "아이에게 더 많이 주는 안이니 괜찮다"는 사정만으로 이 절차를 건너뛸 수 없다는 뜻입니다.
아이가 둘 이상이면 아이마다 한 명씩
친권자가 자기가 대리하는 여러 자녀 사이에 이해가 부딪치는 행위를 할 때도 법원에 특별대리인 선임을 청구해야 합니다(제921조 제2항). 같은 판결은 공동상속인인 친권자와 미성년 자녀 여럿이 재산을 나누는 경우에는 미성년자 각자마다 특별대리인을 선임해, 각 특별대리인이 각 자녀를 대리해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친권자인 부모 한 사람과 미성년 자녀 둘이 함께 이어받는다면, 협의서에는 친권자 본인과 자녀마다 따로 선임된 특별대리인 두 사람이 서명하게 됩니다. 성년인 자녀가 함께 있다면 그 자녀는 본인이 직접 참여합니다.
청구할 법원과 준비할 자료
특별대리인 선임은 가사소송법상 라류 가사비송사건으로 정해져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가목 16). 같은 법은 친권에 관한 라류 사건을 미성년자인 자녀의 주소지 가정법원이 관할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제44조 제1항 제5호), 청구서를 내기 전에 자녀 주소지 가정법원에 관할과 접수 방법을 확인하세요.
청구하는 사람은 친권자입니다. 준비할 자료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 고인 기준 가족관계 서류와 자녀의 기본 서류
- 재산상속 목록 — 부동산·예금·채무를 한 장에 정리한 것
- 협의하려는 분할안 — 누가 무엇을 갖는지, 아이 몫은 어떻게 되는지
- 특별대리인으로 생각하는 사람과 그 사람이 이번 상속과 이해관계가 없다는 설명
청구서 양식은 대한법률구조공단 누리집의 법률서식을 참고할 수 있다고 생활법령정보가 안내합니다. 분할안이 아이에게 어떤 의미인지 설명할 수 있도록 재산 목록과 분할 내용을 나란히 붙여 두면 진행이 수월합니다.
자녀가 몇 달 뒤 성년이 된다면, 그때 본인이 직접 협의에 참여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사이에도 취득세 신고처럼 사망한 달을 기준으로 흐르는 기한은 멈추지 않으므로, 재산상속 일정 전체를 놓고 기다릴지 청구할지를 정해야 합니다.
빠뜨렸을 때의 효력과 등기 서류
친권자가 여러 미성년 자녀의 법정대리인으로서 직접 협의한 경우, 그 협의는 제921조에 위반되어 대리받은 자녀 전원의 추인이 없는 한 무효라는 것이 위 판결의 결론입니다. 등기까지 마쳤더라도 협의 자체가 흔들리면 그 위에 쌓은 절차도 다시 살펴야 합니다.
협의분할로 상속등기를 할 때 상속인 전원의 인감증명이 필요하다는 규정(부동산등기규칙 제60조 제1항 제6호)과, 법정대리인이 그런 서류를 작성하는 경우 법정대리인의 인감증명을 내도록 한 규정(제61조 제2항)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특별대리인이 서명한 협의서라면 누구의 인감과 인감증명서를 붙일지 등기소에 미리 물어 두세요. 협의서에 들어갈 나머지 항목은 협의분할서 작성 문서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할머니나 삼촌이 특별대리인이 될 수 있나요?
A. 누구를 선임할지는 법원이 정합니다. 청구서에 후보를 적을 수 있는지와 후보가 갖춰야 할 조건은 관할 가정법원 안내를 확인하세요. 다만 그 사람 역시 이번 상속의 공동상속인이라면 아이와 이해가 부딪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Q. 특별대리인 없이 이미 협의서를 쓰고 등기까지 마쳤다면 어떻게 하나요?
A. 판례에 따르면 그런 협의는 대리받은 자녀 전원이 추인하지 않는 한 효력이 없습니다. 자녀가 성년이 되어 추인할지, 처음부터 절차를 갖춰 다시 협의할지 사실관계를 정리해 상담에서 확인하세요.
정리
미성년 자녀가 함께 이어받는 재산상속에서는 협의보다 특별대리인 선임 청구가 먼저입니다. 아이가 여럿이면 아이마다 한 명씩 필요하다는 점과, 빠뜨리면 협의 전체가 흔들린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다른 질문은 첫 화면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민법 제921조 [시행 2026. 3. 17.][법률 제21454호],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가목 16)·제44조 제1항 제5호 [시행 2026. 1. 1.][법률 제20432호], 부동산등기규칙 제60조 제1항 제6호·제61조 제2항 [시행 2025. 8. 1.][대법원규칙 제3169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 / 대법원 1993. 4. 13. 선고 92다54524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2026-10-20 확인 / 서식 안내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공동상속인의 상속재산분할」(2026-09-30 기준) 2026-10-2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