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상속을 설명하는 글은 조문 순서로 흘러가기 쉽지만, 실제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순서표입니다. 이 글은 고인 명의 아파트 한 채와 예금, 그리고 그 아파트에 걸린 대출이 남은 상속을 기준으로, 배우자가 집을 이어받고 자녀들이 예금으로 정리하는 협의분할이 등기와 대출 정리까지 어떤 단계를 밟는지 정리합니다.
출발점: 배우자가 계속 살 집과 남은 대출
유언 없이 배우자와 성년 자녀 둘이 이어받는 경우, 법정 비율은 배우자 7분의 3, 자녀 각각 7분의 2입니다(민법 제1009조). 남은 재산이 함께 살던 아파트 한 채, 여러 은행에 나뉜 예금, 그 아파트를 담보로 받은 주택담보대출이라면 가족이 흔히 정하는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배우자가 지금 집에서 계속 살 수 있게 하고, 자녀들은 예금으로 몫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 목표는 법정 비율과 다른 결론이므로 협의분할로만 이룰 수 있고, 협의에는 공동상속인 전원이 참여해야 합니다. 자녀 가운데 미성년자가 있다면 특별대리인 절차가 먼저 필요하다는 점도 이 단계에서 확인합니다.
첫 모임 전에 펼쳐 놓을 서류
재산상속 협의의 첫 모임은 의견보다 서류로 시작하는 편이 좋습니다. 모임 전에 준비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아파트의 등기사항증명서, 대출을 받은 은행의 잔액 확인 서류, 각 은행 예금의 잔액증명서입니다.
등기사항증명서에서는 갑구의 마지막 소유자가 고인 단독인지, 을구에 은행의 근저당권이 남아 있는지를 봅니다. 근저당권 줄에 적힌 금액은 은행이 담보로 잡아 둔 한도라서 지금 갚아야 할 돈과 같지 않을 수 있으므로, 실제 잔액은 은행이 발급한 서류로 따로 확인합니다. 재산과 빚을 빠짐없이 찾는 조회 단계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지만, 상속인 모두가 같은 서류를 같은 날 함께 보며 이야기를 시작하면 뒤의 다툼이 줄어듭니다.
협의 내용: 집과 대출은 배우자, 예금은 자녀
이런 구성에서 협의서에 담는 항목은 대체로 네 가지입니다.
- 아파트는 배우자가 단독으로 갖는다.
- 아파트에 걸린 대출은 배우자가 갚는다.
- 예금은 장례비를 먼저 정산하고 남은 돈을 자녀들이 똑같이 나눈다.
- 협의서에 적히지 않은 재산이 나중에 확인되면 법정 비율로 나눈다.
법정 비율과 다른 결론이지만, 공동상속인 전원이 동의했다면 이렇게 나누는 것이 가능합니다(제1013조 제1항). 협의서 항목과 날인의 의미는 협의분할서 작성 문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장례비 정산은 영수증을 기준으로 누가 얼마를 먼저 냈는지 표로 만든 뒤 예금에서 돌려받는 방식이 깔끔합니다.
협의서, 인감증명서, 취득세, 상속등기
협의서에는 아파트를 등기사항증명서 표제부에 적힌 표시 그대로 옮기고, 예금은 은행 이름과 계좌번호로 특정합니다. 상속인들은 서명하는 날에 맞춰 각자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아 협의서에 인감을 찍습니다. 협의분할로 상속등기를 할 때는 상속인 전원의 인감증명이 필요하고(부동산등기규칙 제60조 제1항 제6호), 그 증명서는 발행일부터 3개월 이내의 것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제62조).
다음은 세금입니다. 상속으로 받은 부동산의 취득세는 사망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안에 신고·납부합니다(지방세법 제20조 제1항). 집을 받는 배우자는 아파트가 있는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에 취득세를 신고하고 납부한 뒤 영수증을 챙깁니다. 그 기한 전에 등기를 신청하려면 신청서를 접수하는 날까지 납부를 마쳐야 합니다(같은 조 제4항).
마지막으로 집을 받는 배우자가 혼자 상속등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상속을 원인으로 한 등기는 받는 사람이 단독으로 신청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3항). 등기가 끝나면 아파트는 상속이 개시된 때부터 배우자의 소유였던 것으로 봅니다(민법 제1015조). 신청 서류의 구성은 부동산 명의 이전 문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협의서만으로는 대출이 옮겨지지 않습니다
이 구성에서 가장 놓치기 쉬운 곳이 여기입니다. 협의서 2번에 "대출은 배우자가 갚는다"고 적어도, 은행과의 관계는 그 문장만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판례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돈으로 갚는 빚은 고인이 숨진 순간 이미 상속인들에게 법정 비율만큼 쪼개져 있으므로, 협의서로 다시 나눌 재산이 아닙니다. 배우자가 전부 갚겠다는 약속은 자녀들 몫의 빚을 배우자가 넘겨받는 채무인수에 해당하고, 이런 인수는 은행이 받아들여야 자녀들이 책임에서 풀려납니다(민법 제454조, 대법원 97다8809 판결, 1997. 6. 24. 선고).
비율로 보면 분명해집니다. 은행이 승낙하기 전까지 대출 잔액은 배우자 7분의 3, 자녀 각각 7분의 2로 나뉜 채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등기와 별도로 은행에 상속 사실과 협의 내용을 알리고, 배우자가 채무를 넘겨받는 데 필요한 절차와 심사 서류를 문의해야 합니다. 승낙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과 요구 서류는 은행이 정합니다.
은행이 승낙하지 않거나 빚이 클 때
은행이 배우자의 소득 등을 이유로 채무 인수를 승낙하지 않는다면, 자녀들은 계속 자기 비율만큼 대출에 대한 책임을 집니다. 협의서의 2번 문장이 가족 사이의 약속으로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따로 따져 봐야 하는 문제가 됩니다. 반대로 아파트 시세가 대출보다 낮을 만큼 빚이 크다면, 협의보다 승인·포기 선택을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재산상속에서 반복되는 순서는 네 단계입니다. 서류를 함께 펼치고, 협의서에 정확히 옮기고, 세금과 등기를 기한 안에 마치고, 빚은 채권자와 따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 네 단계를 내 가족 사정에 맞춰 점검하려면 재산상속 안내 첫 화면의 여덟 질문을 하나씩 열어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배우자가 집을 모두 가지면 자녀들이 손해를 보는 것 아닌가요?
A. 전원이 동의한 협의라면 법정 비율과 다르게 나누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대출 승계가 승낙되지 않으면 자녀에게 빚의 일부만 남을 수 있으니, 서명 전에 은행 승낙 가능성과 예금 정산 금액을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Q. 등기를 먼저 하고 은행 절차는 나중에 해도 되나요?
A. 두 절차의 선후가 법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하나가 끝났다고 다른 하나가 저절로 해결되지 않으므로, 등기 일정과 은행 일정을 각각 달력에 적어 관리하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민법 제454조·제1009조·제1013조 제1항·제1015조 [시행 2026. 3. 17.][법률 제21454호], 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3항 [시행 2025. 1. 31.][법률 제20435호], 부동산등기규칙 제60조 제1항 제6호·제62조 [시행 2025. 8. 1.][대법원규칙 제3169호], 지방세법 제20조 제1항·제4항 [시행 2026. 7. 1.][법률 제21308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 / 대법원 1997. 6. 24. 선고 97다8809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2026-10-20 확인 / 비율은 민법 제1009조를 그대로 적용한 결과